역사는 향기입니다. 오래된 서책이나 골동품을 다루다
보면 그 특유의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.

기독교 신앙도 역시 향기입니다. 그리스도인은 “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”(고
린도후서 2:15)가 되어 온 세상에 그 향을 퍼뜨리고 있습니다. 기독교 역사는 바로 이
런 향기가 민족에서 민족으로, 대륙에서 대륙으로 확산된 과정을 기록한 것입니다.
그래서 교회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성인들의 이야기 속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
게 자극이 되며 지혜가 되는 향이 가득 차 있습니다. 그 역사와 신앙의 향을 피워 내
고 다시 퍼뜨리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가 할 일입니다. 한반도에서 이루어진 이러
한 기독교 신앙과 역사의 향을 찾아내 그것을 오늘에 되살려 많은 사람이 그 향을 맡
고 용기와 지혜를 얻도록 돕기 위해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은 설립되었습니다.
본 박물관의 설립자이신 향산(香山)께서는 일찍이 출판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을 다
시 유물자료를 구입하는 데 모든 것을 쏟아 부으셨으며, 교계의 활동과 문서선교사역
을 은퇴하신 이후에는 박물관 사역을 통해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에 기여하기를 원하
셨습니다. 본 박물관이 설립될 당시, 모든 것이 열악한 환경 가운데 있었지만 굳건히
이 일들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. 이제 남은자로써 이 사역을 맡
겨진 사명으로 여기고 그 뜻을 이어 이 귀중한 사료를 잘 보전하고 공유하며, 사료를
발굴 소개하고, 교회사연구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일에 충실히 기여하기를 바라고
있습니다.
본 도록이 판을 거듭하며 계속해서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 원하며, 이 도록을 통
해 민족과 교회를 위한 신앙의 선조들에 대한 역사와 신앙을 되살리는 아름다운 역사
의 향기로 곳곳에 두루 퍼져나가기를 소망합니다.